NZ life/이민정보

"구독자" 님께 대한 답변

ODB 2021. 12. 9. 04:42

댓글로 쓰려다가 글로 남기는 게 더 유익할 것 같아 하나하나 짚어보려고 합니다

이민은 항상 머리로 해야지 가슴으로 하면 안 된다는 말을 먼저 드리고 시작하겠습니다

먼저 말씀하신 부분

"모든 인력을 고급인재로 채우겠다는 것은 국가 관점에서 좋은 전략이지만, 적어도 뉴질랜드에 와서 대학 졸업 때까지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에게도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 것이 아쉬운 부분이고요. 학비, 생활비에 투자한 것만큼의 기회를 제공해야 하는 것에 대해 뉴질랜드 정부도 고려했으면 합니다."

뉴질랜드는 모든 나라 졸업생들에게 동등한 기회를 제공합니다. 나라가 나서서 외국인 차별하세요 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각 기업들이 해외 유학생 출신에 영어도 완벽하지 않으며 경력조차 없는 졸업생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게 문제입니다. 정부가 아니라 기업 탓을 하셔야 하는 게 맞습니다. 그래서 한국사람들은 보통 학교 졸업하면 한국인 고용주 밑에서 일하면서 자격을 만들죠? 더불어 학비와 생활비에 투자한 것만큼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말씀은 약간 문제가 있습니다. 그렇게 하면 학비를 더 많이 내고 생활비를 더 많이 낸 유학생은 기회를 더 많이 가져야 하고 돈을 적게 낸 사람은 기회를 적게 얻어야 하나요? 

그리고 다음부분

"누구나 경력 있고 그러면 좋겠지요. 외국인 대학생들 중에서 경력 있으신 분들이 얼마나 될까요? 어렸을 때부터 코딩 같은 거 미친 듯이 배우지 않는 이상은 경력 쌓기 힘듭니다.

이공계 학위를 취득하고 한국에서 경력 쌓고 와도 얼마나, 어느 정도 인정해줄지는 알 수 없고요.
"

네 그래서 경력이 없으면 뉴질랜드에서부터 시작하면서 내가 적성이 맞는지 재능이 있는지 확인하지 말고 한국에 있을 때 미리 공부해보고 일도 조금 해본 다음에 진짜 그쪽이 맞으면 그것에 맞는 전략을 세우라고 조언을 드리고 있는데 이 부분은 뭔가 잘못 생각하신 것 같습니다. 사실 이런 것들은 현지에 오지 않으면 잘 모르는 부분인데 뉴질랜드에 IT 관련 학교를 가서 외국인 유학생을 보시면 절반 이상이 경력자 일 겁니다. 제가 나온 UUNZ이라는 학교 IT코스에서 10명이면 4명은 10년 이상 경력 6명은 5년 이상 경력자이셨습니다. 사실 UUNZ은 좋은 예가 아닙니다 유학 후 이민 코스를 위해 존재하는 학교였으니까요 하지만 일반 종합대학을 가도 30% 이상은 경력자 일 겁니다. 경력자들이 NZQA인증받으면 학력 점수를 받을 수 있는데 왜 돈 내고 공부를 할까요? 그건 학교를 다니면서 각 기업에 이력서를 돌리면서 취업을 위한 구직기간을 늘리려는데 있습니다. 단순하게 공부하려고 가는 게 아니고 학교 1년 혹은 3년 + post study work visa(1년 혹은 3년)이니 구직에 대한 기간을 최대한 늘려 안정적으로 좋은 일자리를 구하는데 목적이 있어요. 이것도 전략 중에 하나이죠. 필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학교에서 무언가를 배운다고 생각은 안 할 겁니다. 뛸 줄 아는 사람이 걸음마를 배우는데 흥미가 있을까요? 한국 경력은 다는 아니고 반 정도 인정해주는데 이력서에 어디에서 몇 년 일했다 보다는 어디에서 일하면서 어떤 일이 있었고 거기에 어떤 성과가 있었다 위주로 보기 때문에 여기서 설명만 잘 풀어내시면 경력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음

"어느 나라나 자국민 우선이지만, 외국인이 키위 일자리를 빼앗다는 관점으로만 보면

뉴질랜드 정부에서 처음부터 외국인 취업 이민 점수표도 만들 필요도 없고 대학들이 외국인 학생 유치도 필요 없다 봅니다.

뉴질랜드 영주권 이민 점수는 현지 유학을 하지 않고는 점수 얻기가 불가능한 구조로 되어 있으니깐요."

사실 이 부분 때문에 글을 따로 작성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부분의 유학원들이 이민법을 기똥차게 잘 이용해서 유학 후 이민이라는 걸 사람들에게 각인시켰기 때문인데요. 아마 이 부분 때문에 위의 오해들이 발생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일단 "뉴질랜드 영주권 이민 점수는 현지 유학을 하지 않고는 점수 얻기가 불가능한 구조로 되어있으니깐요"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여기서부터 오해를 하고 있으니 "니들이 시키는 대로 공부를 했는데 왜 기회를 안 줘? 너네가 공부하고 영주권 따라고 했잖아?"라고 충분히 오해하실 수 있습니다. 이게 왜 오해인지 말씀을 드리자면 학력 점수는 뉴질랜드에서 공부해야 취득가능한 점수가 아닙니다. 학력 점수는 한국의 몇몇 학교는 뉴질랜드에서 심사 면제를 해서 그냥 그 학교 졸업장이 있으면 학업점수를 받을 수 있고 그 리스트에 없는 학교면 NZQA를 통해 한국학교 졸업장을 인증을 받아 학력 점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https://www.immigration.govt.nz/new-zealand-visas/apply-for-a-visa/tools-and-information/tools/points-indicator-smc-28aug에서 Qualification 섹션을 잘 보시면 오해가 풀리리라 생각합니다. 이민 점수표는 이민자들이 가지고 있는 뉴질랜드 내의 경쟁력을 수치화하고 객관화하기 위함이지 뉴질랜드 유학의 유무로 나누기 위한 점수표가 아니며 더불어 지금 오해하시는 분을 보면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게 점수표라고 봅니다.

그리고 다음

"장기 부족 직업군을 몇 년 동안 지속해서 업로드해서 목록을 올릴 텐데, 몇 년 동안 IT인력을 모집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부족하다고 하는 것은 뉴질랜드 이민 시스템의 한계라 봅니다."

삼성에서도 매년 연구원을 뽑고 일반 회사들도 매년 사람들을 뽑죠? 똑같은 이치입니다 유입되는 량에 비해 유출되는 양이 많은 분야이기에 장기적으로 부족 직업군 리스트에 올라가는 것이지 이민 시스템의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뉴질랜드가 그만큼 나가는 사람들에게는 매력적이지 못했던 결과니까요. 뉴질랜드가 그들에게 매력이 없었다고 이민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말하기는 다른 문제 같습니다(문제는 있는데 다른 문제가 있습니다). 뉴질랜드에서 일을 해보시면 아시겠지만 개인적인 판단으로 뉴질랜드가 은퇴하기에는 좋고 전성기에 있는 나이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더 자세히 말씀드리면 40대 중반 이후에 뉴질랜드에서 일을 천천히 여유 있게 하면서 은퇴하겠다고 하면 정말 좋은 국가인데 30초부터 40 중반까지는 커리어를 만들고 앞으로 나가서 기술을 연마하고 연봉을 올려야 하는 시기 이기인만큼 그때 뉴질랜드에 오면 지나친 여유와 지나치게 보장이 잘 되는 워라벨로 인해 채찍이 사라져서 자기 계발이 잘 되지 않고 그걸로 인해 퇴물이 되기 싫어 더 역동적이고 연봉도 많이 주는 회사가 있는 나라로 나가기도 합니다.

그리고 다음

"고급인재가 미국 , 캐나다, 호주 가지 뭐하러 뉴질랜드에 남으려고 노력할까요?

시급이나 경력 이런 조건에 사실상 대부분은 맞추기 힘듦에도 불구하고,

맞추기 힘들걸 요구하는 뉴질랜드 정부도 참 대단하고요"

네 맞습니다 바로 위 답변처럼 뉴질랜드가 좁아진 고급인재들은 훠얼씬 더 좋은 조건으로 다른 나라로 갑니다. 그래서 계속 부족하고요 이 부분은 정확히 알고 계십니다. 근데 이 고급인재들은 최소 연봉 10만 불 이상이라서 영주권 기준 시급 27불도 못 받는 노동자들과 엮어서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27불 기준은 저 기술 숙련자를 골라내기 위한 기준점이며 급여가 적다는 건 그 노동자가 고급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 않기에 뉴질랜드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라고 판단하는 기준점이 됩니다. 해외 유학생 기준으로는 굉장히 섭섭한 부분인데 냉정하게 바라보면 맞는 말 이긴 합니다. 맞는 말인데 기분 나쁜 부분이죠.

많은 오해 중에 몇몇은 풀리셨으면 하는 마음에 글을 써봤는데요.
이민 시스템이 고장 난 건 맞습니다. 코로나를 핑계로 장기간 서류를 받지 않고 해외에 있는 지원자들의 서류를 중단시킨 것이 가장 문제였는데 최근 보상(?)으로 2021 특별 영주권을 주기 시작하고 목소리는 줄었지만 아직도 여기에 문제는 남아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3년 동안 노동을 했던 사람들은 돈 벌면서 생활비 내고 영주권을 받는데 3년 넘게 학생비자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은 생활비, 학비 낼 거 다 내고 영주권을 못 받게 되었거든요. 뉴질랜드가 노동자와 학생을 바라보는 온도차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되기도 하는데 노동자들은 뉴질랜드 경제상황을 일하면서 부양했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학생들 역시 소비를 하면서 경제를 부양한 건 분명한 사실이거든요. 이렇게 실질적으로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 욕을 하신다고 하면 저도 합세해서 같이 열심히 욕할 수 있습니다만. 지금 가지고 계신 오해에 대해서 같이 욕해달라고 하시면 그때는 죄송하지만 동참할 수 없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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