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Z life/직장생활

매니저의 중요성

ODB 2021. 12. 18. 14:55

학교 방학 전에 매니저와 1:1 상담을 하다가 갑자기 2 big announcement가 있다고 해서 긴장을 하고 들었는데

하나는 방학이 끝남과 동시에 메인디비를 테스트기로 클론 떠야 한다는 귀찮은 작업이었고 두 번째는 얼마나 더 힘들일일까 생각하고 있었다 사실 DBA 3명 중에 한 명이 그만두기 때문에 일이 많아질 것을 예상했기에 두 번째는 얼마나 복잡한 일일까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화면 셰어를 해야 한다고 하더니 진급 레터와 함께 연봉이 오른 사실을 보여주면서 축하한다고 말씀해주셨다. 올해 6월에 연봉인상이 있었어서 사실 1년에 한번 연말에 하는 PDCP(Performance Development and Career Planning) 도 안한다고 매니저한테 이미 말했는데. 내가 올려달라고도 안했는데 저절로 올려준다고?

나: "매니저 나 이번 6월에 연봉 이미 올랐는데 계속 올라가도 되는거야? 올라서 PDCP도 안한다고 했는데.."
매니저: "너 그러니까 일을 열심히 하지 마 자꾸 올려주기 힘들잖아"
나: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올해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이 될 것 같아 정말 고마워"
매니저: "너랑 같이 일해서 좋았다 앞으로도 열심히 해주고 너는 진급하는 게 당연해"
나: "고마워.. 내년에도 좋은 크리스마스 선물 받을 수 있을까????"
매니저: "너 하는 거 봐서 ㅎㅎㅎㅎㅎㅎ"
나: "오키도키~"

분명히 6월에 올려주셨는데 이번에는 진급도 하고 연봉도 또 오르게 되었다 아싸!!

같이 일하던 DBA 중에 한 명이 나가서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매니저랑 같이 잡 디스크립션을 보면서 네가 보면 알겠지만 니가 이미 지금 role에 넘치는 넓은 범위로 일을 하고 있기에 그에 상응하는 새로운 롤과 연봉을 받는 게 맞는 거라고 평가해주시면서 축하한다고 다시 한번 말씀해 주셨는데 참 이게 뭐라고 고마운지 솔직히 돈보다는 내가 뒤에서 궂은일을 하고 있는 걸 알고 있다는 것에 대한 감사함이 컸다 더불어 이 직장에서는 퇴사 협박 따위로 위험한 외줄을 탈 필요 없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이직하고 싶은 생각이 싹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이직 멈춰!

돌아보니 2년 5개월 동안 매니저가 3명이나 바뀌었는데 첫 매니저분은 외국인인 나를 가능성을 보고 뽑아주셔서 감사했고 두 번째 매니저분은 우리 팀이 부당한 일을 당하는 것에 선을 그어주셔서 일감을 덜어주시면서 체계를 잡아주셨고 지금 현 매니저이신 세 번째 매니저분은 개개인을 들여다보고 목소리를 기울여 주시면서 각자에 맞는 관리를 하고 보여주면서 매니지먼트가 뭔지 알려주시는 것 같다.

사실 이번 매니저분은 시스템 쪽에서 오셔서 직원들 관리하는 기술은 정말 탑급이지만 애플리케이션이나 디비 쪽에서 일어나는 일을 잘 모르셔서 옆에서 도와드렸는데 그러면서 내가 시스템을 이해하고 있는 범위와 깊이를 알게 되신 듯했다 더불어 다른 DBA분들보다 더 근무기간은 짧지만 깊게 알고 있어서 연봉이나 진급을 위에다 요청을 한 것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크리스마스 휴가 직전에 아주 신나는 소식을 주셔서 너무나 감사할 따름이다. 6개월전인 올해 6월에 갑자기 연봉 올려주시는 거 위쪽에 제안해주셔서 올라건 것도 감사한데.. 또 올려주시다니.. 작년에는 700불 올랐다구요 ㅜ.ㅜ

처음에도 그랬지만 매니저는 정말 쉬운 자리가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에서 잠깐이지만 팀을 만들고 리딩을 해서 팀원이었던 두 명이 지금 둘 다 연봉이 비교적 짠 중소기업에서 5천 중반을 받아내니 나는 팀 빌딩, 팀 리딩, 팀 관리 및 사람 참 잘 키운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건 아마도 내 오만한 착각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지금 내가 겪은 매니저 분들을 보면 한없이 작아지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배울 것도 많고(영어가 제일 문제쥬) 지금의 내가 매니저를 하기에는 내 그릇이 작다는 것을 느꼈다. 더불어 두 번째 매니저분이 계실 때 연봉이 700불밖에 안 올라서 본인이 대신 화를 내주 신적이 있는데 아마 그 매니저 분도 이미 내 역량을 파악하고 이전부터 관련 제안을 위쪽으로 했었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세 매니저를 통해 각각의 장점을 봤고 완성체의 매니저가 해야 할 일을 생각해보니 나는 영영 매니저를 못하겠다는 생각이 한편으로 들기도 한다.

외국 나와서 좋았던 것을 나열하면 끝도 없지만 좋은 연봉, 워라벨 좋은 직장, 좋은 직장 내 분위기, 이름만 매니저가 아닌 진짜 매니저 같은 매니저를 만나고 같이 일하게 되어 너무나 좋다. 계속 이런 상황이면 이직은 영영 안 할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직장은 정말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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